보통 (좋은 이름은 아니지만… 가장 흔하게 불리는) 대머리라고 통칭되는 병이 안드로겐 탈모증입니다. 남성형 탈모증이라고도 불리는데 남자분들에게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근에는 남성호르몬의 작용을 강조한 안드로겐 탈모증이나 흔히 보이는 특정한 형태들이 있다고 해서 pattern hair loss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가장 큰 발생 인자는 남자분이나 여자분이나 모두 공히 유전적 영향과 남성호르몬의 작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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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진행이 되나요?
주로 정수리랑 두피 전면부 앞 이마선에 있는 모발부터 시작하게 되는데 보통 3~6년에 걸쳐 생장기(모발 주기에 대한 설명이 자꾸 반복되네요. ^^;)가 점점 짧아지게 되는 것이 특징이에요.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서 길게 자라는 성숙털은 자꾸 줄어들고 짧고 얇은 솜털들로 대체가 됩니다. 쉽게 생각해서 건강한 모발 주기가 지름이 큰 원이라고 생각한다면 안드로겐 탈모증에 이환된 모발 주기는 지름이 작은 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자리에서 빠르게 빙빙 도는데 결과물은 튼튼하지 못한 상태라고나 할까요?
옛말에 ‘여자는 대머리가 없다’고 하는데 이건 사실 절반만 맞는 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일한 안드로겐 탈모증이라고 하더라도 남자와 여자는 형태가 틀리거든요. 남자와 달리 여자 환자분들의 경우에는 앞머리 이마선은 없어지지 않고 유지되면서 주로 정수리 가르마 부위의 모발이 적어지고 가늘어지는게 특징입니다. (물론 드물게는 남자 환자분들과 유사한 형태의 병변을 보이는 여자 환자분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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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는요?
안드로겐성 탈모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어 있는 약제로는 바르는 약 1가지(미녹시딜)와 먹는 약 2가지(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가 있습니다. 먼저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은 모낭 세포의 증식을 자극해 탈모증이 호전되는 효과를 기대하는데, 처음 바르기 시작하면서 4~6주경 모발 주기 이동에 의해 일시적으로 탈모가 조금 심해진다고 느껴지는 경우도 있어요. 증상의 악화가 아니니 걱정하지 말고 약을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먹는 약은 모발 말단에서 모발의 성장을 억제하는 호르몬으로 변환되는 데 관여하는 효소를 억제시켜 탈모를 억제시키고 발모를 유발하는 효과를 내게 되는데 2가지 약이 효소 억제를 나타내는 정도가 틀려 탈모의 심한 정도나 기존 치료에의 반응, 나이 등을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진행된 안드로겐 탈모증의 경우에는 모발이식술을 통해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데 환자의 대부분은 탈모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이식수술을 받기 때문에 탈모의 진행을 막고 기존 모발의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수술받은 이후에도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안드로겐성 탈모증만큼 “이렇게 하면 효과가 있다더라”하는, 정~말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고 있는 병도 많지 않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효과가 입증되고 정확한 부작용이 알려져 있는 약은 위의 3가지라는 점을 숙지하시고, 이러한 방법 이외의 도움되는 관리법을 선택하실 때에는 효과와 부작용이 입증되어 있는 기존 치료와 비교 선택할 수 있도록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하시기를 조언드리고 싶어요.